경주월드 옆에 캘리포니아비치라고 야외 수영장이 새롭게 오픈했다. 영남권에 대구 스파밸리와 통도 아쿠아 환타지아가 있긴 하지만, 가본 적이 없었기에 갤리포니아비치가 첫 경험이다. 가기 전부터 몇몇 후기를 읽으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딱히 준비랄 것은 없지만, 경주까지의 열차편과 할인카드 적용 정도는 알아가는 것이 좋다. 특히, 가격이 만만치 않기에 30% 할인되는 카드정도는 필수적으로 챙겨야 한다.

가는 날이 일요일이기도 했지만, 새롭게 오픈한 탓에 꽤나 사람이 많이 붐볐다. 여유롭게 들어가려면 오픈하는 9시보다 훨씬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8시에 도착했음에도 매표소 줄은 꽤나 길어서 9시가 더 지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인터파크에서 미리 예매하는 것이 가장 좋고(당일 예매는 불가), 여의치 않으면 7시에서 8시 사이에 도착해 미리 기다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입장하기 전 소지품 검사를 한다. 음료와 물을 제외한 모든 음식물은 반입불가이다. 하지만, 용케도 들고 입장하는 사람이 꽤나 있다. 아무래도 여자속옷까지 다 뒤지기는 힘들기에 그 사이사이에 껴넣어서 들고 입장한 듯 하다. 이렇게 반입 불가 음식을 가지고 입장하는 이유는 거기서 파는 음식들이 변변치 않기 때문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맛이 정말 저질이다.

이렇게 검문소(?)를 거쳐 입장하고 나면 탈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비치코인을 구매하는 일이다. 음식물 반입이 불가능하기에 비치코인은 무조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일단, 구명조끼가 없다면 구명조끼를 대여하기 위해서라도 구매해야 한다. (구명조끼를 8천원에 대여해서 나중에 반납할 때 2천원을 돌려주는 것을 감안하면, 하나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3만원, 5원만, 10만원이 있는데, 2인 기준으로 5만원이 적당하다. 사용 후 남은 코인은 환불해주니 다 쓸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비치코인까지 구매하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으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수영모는 제한이 없으니, 간단한 모자 정도로 대신하면 된다. 수영복도 특별히 제한이 없어 보였다. 남자는 삼각, 사각 다양하게 입고 있었으며, 여자들은 비키니가 기본이었고, 그 위에 반바지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 나시를 입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구명조끼를 입기에 볼품없는 몸매을 가릴 요량으로 나시를 입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상쾌한 바람과 넘실거리는 물쌀을 기대하며 비치에 들어서면, 예상치 못한 정체 모를 역한 냄새가 맞이한다. 이 출처 모를 토할 것 같은 냄새는 탈의실을 지나 샤워실을 나서 그 근방 구명조끼를 대여해주는 곳까지 진동한다. 그래도 워낙 넓어서 그곳만 다시 안가면 되니깐 크게 걱정할 것은 없지만, 문제이긴 문제이다.

이 역한 냄새보다 더 큰 문제는 여러 시설들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엄청한 줄의 압박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엑스라는 기구는 가장 인기가 좋아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이거 한번 타고자 1시간 이상 기다리기엔 시간이 아까워서 결국 안 탔다. 보기엔 이게 가장 재밌었 보였건만.

이거 말고, 와이프아웃이라고 비슷한 기구가 하나 있긴 한데, 이것도 4인이 타는 것이다. 재수가 좋아서 줄을 안 서고 타보긴 했는데, 정말 별로였다.


만약 그 긴줄을 직접 기다려서 탔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이다. 이 둘을 제외하면 다 한번쯤은 봤을 법한 기구들이 전부이다. 그래도 시간이 된다면, 비싼 돈 주고 들어왔으니, 다 즐기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트리플다운인데, 첫번째 있는 보라색은 장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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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을 받기도 전에 거의 수직에 가까운 낙하를 하기에 순간 붕 뜨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 할 것이 있는데, 특히 여자들은 보라색과 분홍색 슬라이드를 탈 때 조심해야 한다. 신나게 내려와 생각없이 일어서면 배설기관이 비키니 하의를 야금야금 먹고있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앉아서 말끔하게 처리하고 일어서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없이 여러번 탈 만한 것은 웨이브캐년이다. 다른 기구들은 2명 혹은 4명씩 타는 것에 비해 웨이브캐년은 한번에 여러명의 입장이 가능하기에 오랜 기다림 없이도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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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휩쓸려 아우성 거리는 사람들


튜브를 타고 들어서면 몇분 간격으로 폭포에 가까운 파도가 몰아치기에, 쓰나미를 맞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방심하고 있으면 파도때문에 내 안면이 앞사람 뒷통수에 명중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이 때 파도에 쓸려 모자, 안경, 선글라스, 심지어 수영복(특히 비키니 상의)까지 날라갈 수 있으니 벗어넣고 (수영복 말고), 들어오는 것이 좋다. 나도 여기서 안경을 날려 먹었다. 이건 직접 안 타고 위에서 봐도 장관이다. 얼마나 웃긴지.

이렇게 신나게 놀다가 비치에서만 시간을 보내지 말고,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5시 이전에 나가면 경주월드 빅3 이용권을 준다는 사실이다. 9시 ~ 10시에 입장해서 4시까지만 놀아도 충분히 진이 다 빠진다. 5시 이전에 나와 경주월드에서 간단한 놀이기구를 타는 것도 괜찮다. 편안하게 대관람차 정도?

끝으로 스파밸리엔 목욕탕이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엔 따로 목욕탕이 없다. 달랑 샤워기만 있다. 그래서 씻는 것이 좀 불편하다. 또, 탈의실 바닥에도 물이 흥건할 정도로 탈의실과 샤워실의 관리가 부실하다. 넘어지지 않도록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 야외 수영장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다른 곳과 비교해 좋은지 나쁜지 판단이 서지 않지만, 일단 소금물이 아닌 것만은 좋았다. 뭐, 한번쯤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재미있게 놀다 왔으니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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