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한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이상론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실은 처절하게 슬프고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꿈은 많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란 말처럼 시궁창같은 현실 속에 구원해줄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그리고 그 대상이 아직은 세상을 모르는 현실감각이 부족한 그저 감정에 충실한 존재라면 한번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곤 베이비 곤>은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겉은 범죄 미스터리 같은 냄새를 풍기지만, 그 내면엔 많은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꽤나 주제가 무겁다. 영화 나름의 결론을 내지만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작가와 감독도 그게 정답이라 생각지 않을 것이다. 관객 나름 각자의 가치 판단에 따라 정답은 달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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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어쨌든 행위 자체는 범죄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결과가 옳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자의적 해석이다. 설마 아만다가 성장한 후 옳았다고 말해도 아만다의 엄마에게 있어선 불행이다. 그녀의 행동을 미루어 판단해 그러한 행위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결국 그녀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사람은 언제나 변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공존할 수 있을지 모를 행복을 행복과 불행 이분법으로 나눈 결과가 될지도 모를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 아만다 엄마의 행동을 미루어 판단할 수 없는 것처럼 아만다의 생각 또한 미루어 판단할 수 없다. 아직은 어리지만, 그 아이가 진정 원하는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는 상태이다. 그걸 어른들의 눈에서, 자신들의 가치 판단을 결정력이 없는, 아이에게 강요할 순 없는 노릇이다. 마지막 패트릭(케이시 애플렉)의 말처럼 아만다가 성인이 되어 자신은 돈, 음식 등은 신경도 안 쓰고, 가족이 우선이였다고 항변한다면 패트릭은 아만다에게 큰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이휘재의 '인생극장'처럼 두가지 선택에 따른 결과를 모두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어쨌든 두 선택에 대한 짐은 패트릭이 안고 갈 몫이다. 쉽지 않은 영화이며, 쉽게 보여지지 않는 영화이다. 마지막 패트릭과 아만다가 함께 티비를 보는 장면이 기억 속에 내내 잊혀지지 않는다. 아만다를 위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이며, 그 판단은 누가 할 것인가?

9.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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