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를 본지 며칠이나 지났음에도 머리 속에서만 맴돌고 있을 뿐,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런 찝찝한 기분이다. 5.18 잊어서도 안되고, 잊을 수도 없는 사건이지만, 이런 식의 표현은 그리 달갑지가 못하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화려한 휴가> 그리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는 라인업이다. 질펀하게 늘어논 상업적 요소들과 일단 한방울이라도 짜고보잔 식의 신파극. 눈물없이 볼 수 없는 비극의 역사와 불끈 불끈 용솟음 치는 애국주의 정신. 이러한 한국적 요소들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역시 우리는 한민족, 자랑스런 대한의 건아, 역사적 사명을 띄고 태어나, 나라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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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북한개입설 따위나 민중반란 정도로 생각하는 꼴통들은 그냥 전대갈 수령님 만세나 외치다 죽으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군인은 우리의 적이다란 이분법적 시각과 마치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시키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럽다. 그리고, 이 영화 12세 이상 관람가로 나왔다.

어쨌든 저기 29만원 밖에 없다고 징징대는 대머리류와 빨갱이 논리만 외쳐대며, 숭일과 숭미가 최고의 가치인냥 행동하는 수꼴들의 연결선을 찾아 무어식 다큐로 까발려줬으면 어떘을까. 더 좀더 매섭게 다듬어져서 나왔어야 했는데...

경제 발전을 위해 국민대통합만을 외치는 수꼴들과 그에 으쌰으쌰로 응답하는 꼴통들을 바라며. 영화가 마음에 안드는건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건지. 아이러니하다. 어쨋거나 우리 역사에선 한번도 과거를 제대로 심판한 적이 없다. 왜 자꾸, 과거에 대한 평가를 미래의 몫으로 남겨두자고 하는건데, 우리가 미래다. ㅅㅂㄹㅁ

8.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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