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슈퍼맨이 부러웠다. 멋드러지 잘 생긴 외모와 두 팔을 벌려 구름을 가르며 하늘을 날 때마다 펄럭이는 망토, 두 눈에서 나오는 레이저 광선, 무궁무진한 파워까지. 겉옷과 속옷을 바꿔입는 비범한 패션을 감수하고서라도 슈퍼맨은 어릴 적 남자들의 로망이었다.
배트맨도 마찬가지다. 초자연적 힘을 지니곤 있진 않았어도 어두운 과거와 반항아적 기질. 검은색 망토와 가면 속에 가려진 슬픈 얼굴. 뭔가 있어보이는 그의 인간적 매력까지. 스파이더맨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극장에 나오며 자신의 팔을 뻗어보이는 모양새를 모든 관객이 취했을 정도니 말이다.
최근에 개봉한 아이언맨도 과학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그 멋진 수트는 누구나 한번쯤 입어 보고 싶은 수트이며, 토니의 천재적 두뇌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물론 그의 어마어마한 경제적 능력까지 말이다.
하지만 결단코 난 헐크가 부럽지 않다. 그의 모습은 전혀 영웅의 모습이 아니다. 지구 평화를 위해 싸우는 히어로들과 달리 헐크는 그저 도망자이며, 괴물이다. 전혀 멋지지도 않고, 흉직할 뿐이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은 연민 그 자체이다. 영웅의 뒷모습은 언제나 외롭고, 쓸쓸하며, 고독하지만, 헐크에겐 되려 불쌍함마저 느껴진다.
헐크는 힘껏 달리지도 못하고, 무엇보다 사랑을 속삭이지도 못한다. 육체적 사랑을 갈구하는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애국가를 불러야 하는 그의 심정을 어느 남성이 알겠는가. 차라리 배너(에드워드 노튼)가 고자였다면 이보다 애처롭진 않을 것이다. 이런 아이러니 속에 관객은 실소를 금치 못한다. 이런 헐크의 활약 아닌 활약을 지켜보는 모습이 그리 유쾌하진 않지만, 감정 이입만은 제대로다. 헐크를 향한 동정이 그 어떤 슈퍼 히어로보다 각렬하다.
헐크는 전체적으로 잘 빠진 영화다. 매력적인 상업 영화다. 앞서 아이언맨에 느꼈던 초반의 지루함은 찾아볼 수도 없다. 그저 과감히 축약하고, 삭제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긴장된 분위기를 조정하며, 현란한 액션과 굉음에 가까운 사운드는 영화에 마취시킨다. 길게 늘어지는 과오를 범하지도 않는다. 임팩트 있는 몇번의 대결과 대결마다 업그레이드 되는 브론스키(팀 로스) 덕분에 갈수록 재미는 배가 된다.
에드워드 노튼은 얼핏 헐크와 어울리지 않는다. 연기파 배우로 더 잘 알려진 노튼이 액션 영화라니. 하지만 다소 초췌해 보이는 얼굴과 삐쩍 마른 몸매는 분노 후 변신한 헐크의 모습과 극명하게 갈리면서 헐크의 이중성을 더해준다. 게다가 변신 전 내면을 통제할 수 없는 분노로 괴로워하고, 갈등하는 노튼의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속편이다. 엔딩 장면에 보여진 헐크의 모습은 더 이상 연민의 대상이 아닌 진정한 히어로의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마블 코믹스의 다른 히어로들과의 연계가 기대된다. 그리고 어쩌면 이제 헐크도 사랑을 나눌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9.0점
배트맨도 마찬가지다. 초자연적 힘을 지니곤 있진 않았어도 어두운 과거와 반항아적 기질. 검은색 망토와 가면 속에 가려진 슬픈 얼굴. 뭔가 있어보이는 그의 인간적 매력까지. 스파이더맨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극장에 나오며 자신의 팔을 뻗어보이는 모양새를 모든 관객이 취했을 정도니 말이다.
최근에 개봉한 아이언맨도 과학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그 멋진 수트는 누구나 한번쯤 입어 보고 싶은 수트이며, 토니의 천재적 두뇌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물론 그의 어마어마한 경제적 능력까지 말이다.
하지만 결단코 난 헐크가 부럽지 않다. 그의 모습은 전혀 영웅의 모습이 아니다. 지구 평화를 위해 싸우는 히어로들과 달리 헐크는 그저 도망자이며, 괴물이다. 전혀 멋지지도 않고, 흉직할 뿐이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은 연민 그 자체이다. 영웅의 뒷모습은 언제나 외롭고, 쓸쓸하며, 고독하지만, 헐크에겐 되려 불쌍함마저 느껴진다.
헐크는 힘껏 달리지도 못하고, 무엇보다 사랑을 속삭이지도 못한다. 육체적 사랑을 갈구하는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애국가를 불러야 하는 그의 심정을 어느 남성이 알겠는가. 차라리 배너(에드워드 노튼)가 고자였다면 이보다 애처롭진 않을 것이다. 이런 아이러니 속에 관객은 실소를 금치 못한다. 이런 헐크의 활약 아닌 활약을 지켜보는 모습이 그리 유쾌하진 않지만, 감정 이입만은 제대로다. 헐크를 향한 동정이 그 어떤 슈퍼 히어로보다 각렬하다.
헐크는 전체적으로 잘 빠진 영화다. 매력적인 상업 영화다. 앞서 아이언맨에 느꼈던 초반의 지루함은 찾아볼 수도 없다. 그저 과감히 축약하고, 삭제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긴장된 분위기를 조정하며, 현란한 액션과 굉음에 가까운 사운드는 영화에 마취시킨다. 길게 늘어지는 과오를 범하지도 않는다. 임팩트 있는 몇번의 대결과 대결마다 업그레이드 되는 브론스키(팀 로스) 덕분에 갈수록 재미는 배가 된다.
에드워드 노튼은 얼핏 헐크와 어울리지 않는다. 연기파 배우로 더 잘 알려진 노튼이 액션 영화라니. 하지만 다소 초췌해 보이는 얼굴과 삐쩍 마른 몸매는 분노 후 변신한 헐크의 모습과 극명하게 갈리면서 헐크의 이중성을 더해준다. 게다가 변신 전 내면을 통제할 수 없는 분노로 괴로워하고, 갈등하는 노튼의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속편이다. 엔딩 장면에 보여진 헐크의 모습은 더 이상 연민의 대상이 아닌 진정한 히어로의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마블 코믹스의 다른 히어로들과의 연계가 기대된다. 그리고 어쩌면 이제 헐크도 사랑을 나눌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9.0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