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은 최근 심심한 영화 개봉 행진에 그나마 위안거리가 된 영화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카메론 디아즈의 얼굴 주름이 살짝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녀의 섹시 발랄함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여기에 16살 연상의 데미무어의 어린 남편 애쉬튼 커처의 능천스런 연기도 잘 어우러진다. 애쉬튼 커처는 <나비효과> 이후 정말 오랜만이다.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의 주된 설정은 여러 로맨틱 코미디에서 흔하게 써먹었던 서로 다른 성격의 캐릭터가 함께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빠져간다는 설정이다. 그 과정에서 부딪힘과 으르렁거림이 볼거리며,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고, 상대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가 관건이다. 그 미묘한 줄다리가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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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은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다. 두 인물의 캐릭터 설정이 뚜렷히 확인되며, 서로 티격대격하는 장면들도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낸다. 여성 관객들도 자신의 남친의 행동이 저렇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약간인 고약하게 익살스러운 '잭(애쉬튼 커처)'의 행동들이 밉지만은 않은 듯 하다. 그녀들은 꽤나 환호한다. 또, 특유의 수다스러움과 노처녀틱한 얼굴 주름, 탄탄한 몸매는 반듯하게 계획적으로 일에만 빠져 살아온 커리어우먼 '조이(카메론 디아즈)'을 표현하기엔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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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두드러진 재미는 조연들의 활약이다. '잭'과 '조이'를 돕는 친구들만의 독특한 성격들은 영화의 양념을 넘어 주인공 이외의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친구들 외에도 가족, 회사사람들 모두 웃기기 위해 무장한 인물들로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난다.

하지만 뻔한 전개와 뻔한 웃음과 뻔한 결말은 다소 싱거움을 가져오지만, 그래도 볼만했다는 여운은 남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서 웃음 한가득 담아오면 다행이다. 원래 이런 영화가 그렇듯 블록버스터에 지친 연인들에 달콤한 캐러멜 같은 영화이다. 데이트 무비로써 제격이다.

8.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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